원/달러 환율이 5월 들어 1,330원대에 정착했다. 1,300원대 초반과 1,350원 사이를 오가던 4월의 변동성이 잦아들면서, 시장은 이번 박스권이 '약달러'의 결과인지 '강원화'의 결과인지 묻고 있다.
답은 둘 다이지만 무게중심은 다르다.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 둔화와 Fed의 금리 인하 시그널 강화는 글로벌 달러 약세의 흐름을 만들었다. 동시에 한국 자본시장으로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 특히 메모리 두 종목 — 원화 수요를 끌어올렸다. 한국 거래소 통계 기준 5월 외국인 누적 순매수가 약 6.2조 원이다.
수출 기업에는 새 부담
1,330원대 환율은 한국 수출 대기업의 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기아 등 매출의 60% 이상이 달러 표시인 기업들은, 1원의 환율 변동에 분기 영업이익이 수백억 원 단위로 흔들린다.
다만 메모리 양대 기업의 경우 가격이 사이클 상승 국면에 있어 환율 부담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동차와 화학·정유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다.
"환율이 약달러로 가면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된다. 그러나 한국 수출 실적이 약화되면 그 자금이 다시 빠진다. 이 두 힘 사이의 균형점이 1,330원이다."
한국은행의 다음 결정
다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 30일이다. 시장은 동결을 우세하게 본다. Fed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환율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다. 그러나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리스크가 — 정책 균형의 다른 한 축에서 — 한은의 동결 결정을 어렵게 만든다.
본지 정책팀이 보기에, 다음 6개월의 환율은 결국 한·미 금리 격차의 함수에 가깝다. 1,330원이 박스권의 중심으로 정착할지, 다시 1,300원 또는 1,350원으로 이탈할지는 5월 30일 한은 결정 후 명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