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고문의 필자는 본지의 익명 보장 정책에 따라 신원을 밝히지 않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한국 데스크에서 일하며, 본 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한다.
코스피가 7거래일에 1,000포인트를 더하며 8,000에 닿았다. KB증권은 10,500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그러나 내 자리에서 보는 한국 시장은 — 그 숫자가 보여주는 것보다 — 더 좁은 곳에 베팅이 집중되어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42.2%가 메모리 두 종목이다. 외국인 매수의 70% 이상도 같은 두 종목이다. 즉, 코스피가 8,000에서 10,000으로 가려면 메모리 두 종목이 30% 더 올라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비메모리 코스피의 57.8%가 — 동시에 — 의미 있게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재평가의 가장 큰 단일 조건은 거버넌스 행동이다. 일본이 2022~2025년 닛케이를 재평가한 동력은 자사주 소각의 가속화와 사외이사 다양성의 확대였다. 한국에서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부분적으로다. 그러나 충분히 빠르지는 않다.
구체적 숫자로 본다. 2025년 한국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총액은 약 18조 원이었다. 같은 해 일본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총액은 약 96조 원에 해당한다. 두 경제의 시가총액 차이를 보정해도 — 한국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일본의 약 1/3 수준이다.
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코스피의 다음 1,000포인트는 메모리 두 종목의 추가 상승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 추가 상승은 결국 사이클의 함수다.
따라서 코스피 10,000은 가능하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다 — 비메모리 코스피 상장사가 향후 12개월 동안 누적 30조 원 이상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해야 한다. 이 숫자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10,500은 목표가가 아니라 희망사항이 된다.
본 글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소속 회사의 공식 견해를 대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