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에 닿았다. 그러나 그 자리에 머무르지 못했다.

5월 11일 월요일, 한국거래소의 대표 지수 코스피는 개장 14분 만에 8,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직전 7거래일 동안 1,000포인트가 더해진 가파른 랠리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장중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는 마감 직전 7,500선을 내주었고, 시장은 환호 대신 질문을 떠안은 채 한 주를 시작했다.

'한국=새로운 일본 트레이드'

이번 랠리의 동력은 명확하다. 메모리 반도체다.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DR5 수요가 폭증했고, 그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두 종목 —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 이 한국 증시 시가총액의 42.2%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코스피 역사상 가장 집중된 비중이다.

외국인 매수가 이 흐름을 정당화하고 있다. 5월 6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38.9%로, 2020년 3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AI 시대의 희소 전략자산'으로 한국 메모리 칩을 재평가하는 중이다.

그러나 — 폭은 좁다

문제는 폭이다.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 전체가 아니라 메모리 두 종목에 압도적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5월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이다. 광범위한 코스피 ETF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삼성·SK하이닉스를 핵심 보유 종목으로 가져가는 메모리 특화 ETF로 자금이 몰린다.

5월 4일 코스피에서는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많았지만, 지수는 양대 메모리주 덕분에 상승 마감했다. 이는 '지수는 오르는데 내 종목은 떨어진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과 정확히 일치한다.

"7거래일에 1,000포인트가 더해졌다는 사실은, 다음 1,000포인트가 같은 속도로 오지 않을 것임을 알려준다."

KB증권은 5월 16일 코스피 목표가를 종전 대비 40% 상향해 10,500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같은 주 하나증권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추월한 그 순간이 시장 거품의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의 핵심 질문

이번 주 한국 증시를 지켜보는 워싱턴의 투자자들은 세 가지를 본다. 첫째, 5월 21일부터 예정된 삼성전자 노조의 18일 총파업이 메모리 라인에 실제 차질을 빚을 것인가. 둘째, 외국인 통합계좌 시행 이후 자금 유입의 폭이 메모리 외 종목으로 확장될 것인가. 셋째, 5월 20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MakinaRocks가 산업용 AI '실증의 시기'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사례가 될 것인가.

코스피가 다시 8,000에 닿는 데 며칠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번에 그 숫자에 닿았을 때, 시장은 환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남는다.